기다려요    -詩 김설하
발길 닿는 대로 걷다 보면 만나지겠지
누군가 날 위해 기다려주겠지
혼자만의 착각에 빠져서 무작정 나섰다가
낯선 곳에서 발목이 잡혔어요
여기가 어디인지 
어디쯤 왔는지 막막해져서
두리번거리는 시선마다 낯설고 물 설어
문득 생각난 사람
전화번호도 기억나지 않고 목소리도 가물 한데 
뜬금없이 떠오르는 사람
그가 아니면 안 될 것 같은 착각에 놓였죠
손전화를 만지작거리지만
시간은 그림자를 길게 뉘였다가 거둬가고
끝내 생각나지 않는 번호를 짜맞추느라 
가슴속 허기만 궁하게 들려오고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막무가내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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