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그대는 / 안희선
꿈이 사라진 세상 속에서도 
행복에 대한 아름다운 동경(憧憬)처럼 
가슴을 조여온다, 
그대는 
타서 재(灰)가 된 말인데도 
사랑없는 삶보다 더 뜨겁기에 
결빙(結氷)의 시간 속에서 꺼지지 않는 
빛을 발한다, 
그대는 
부르기엔 이미 때가 늦은 인연인데도 
아픈 눈물의 기꺼운 힘으로 
그리움의 영원(永遠)을 보듬케 한다, 
그대는 
상(傷)하고 지친 내 신경의 낡은 도로 위에 
결국 숨기지 못한 
내 마음의 이정표로 서있다, 
그대는 
신열(身熱)에 휩쌓인 내 망설임과 주저를 딛고 
파아랗게 높이 선 하늘처럼 
맑은 사랑으로 
다시 내 안에 있다, 
그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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