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슴 안의 가을 스케치 -詩 김설하 하찮은 것들이 소중해지는 건 아쉬움이 많기에 보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많기에 붉게 물들어가는 갈잎이 벅차고 한 잎 한 잎 떨어질 낙엽이 미리 아프다 내 가슴에 벌써 낙엽이 뒹굴고 있다 벙어리로 가슴을 앓고 애간장 타는 일 열손가락 꼽아도 부족하였다 너를 두고 흘러가는 애잔한 시간 창공에 뽀얀 구름을 보아도 숨이 막힌다 시리도록 파란 하늘 선들 들어서는 가을의 역사로 타는 속 하찮아지지 않기 위하여 계절의 물고에 발을 들인다 뛰어넘을 수 있다면 비껴갈 수 있는 것이라면 내 좁은 보폭 안에 낙엽 몇 장 부서지는 일 대수일까만 터질 것 같은 가슴 벌겋게 불 지른들 대수일까만 주책없는 눈물 갈바람 탓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머물러 있는 사랑을 향해 부지런히 물레를 돌리고 눌러쓴 연서 한 장 부서지지 않게 책갈피에 끼워볼 일이다

풀내음이 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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