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황홀한 영화처럼 
슬픈 그리움이다 / (宵火)고은영 
어깨가 왜소하다
걸음이 쓸쓸하다
빛 잃은 눈으로
사랑의 언약을 하나씩 씻어내는
가녀린 두 손이 떨린다
형편에 치우친 어둠에서
가슴에 핀 서리꽃 멍울멍울
강둑마다 서럽게 흘러가는 
세월의 노린내
기억을 꿰맞추다가
도태되는 외로움
버리고 싶은 지친 호흡
그래도 
짜릿한 키스를 떠올리면
발그레 지는 얼굴
바람의 옆구리에 그대가 묻어오면
희끄무레 갈 빛 향기로 여무는 하루
한 컷씩 비누방울 같은 형상 안에 
영화처럼 슬픈 그대가 떠돈다
보고프다 언제 보아도....
그토록 밀어내어도
되돌아서면 
그 자리에 머무는
그리움으로 각인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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