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타는 여자  -詩 김설하
타오르는 색채의 물결 선명해지는
365일 중 몇 날의 중심에 있다가
저 홀로 멀어져가는 계절의 한 귀퉁이 
쓸쓸함에 나는 떨어지는 낙엽을 세고 있다
미련 때문에 눈물로 손등 적시는 나이 아니건만
곱게 물든 단풍잎에 사연을 새겨 넣고 싶고
문득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어지는 건
아직도 무엇이 남아 있다는 거다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아래서
소리 죽여 흘린 눈물 강물이 되고도 남을 
짤막한 문자라도 안부를 그대여
나는 지독하게 가을 타는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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