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별의 안부에 나는 그립다 / 양애희
하필 이 저물녘, 모래더미에서 빈 하늘만 바라보다가
의식의 끄나풀에 걸어놓은 풀가지에라도 걸렸던가
짚어낼 수 없는 기억이라도 건드린 걸까
지나간 풍경이 마음을 뒤흔든 걸까
적막한 꿈의 뒤란 둥근 토란대엔 비가 후두둑
얼마나 오래 마음에 얹어 두었던가
꽃 그림자 뒤로 짚어낼 수 없는 기억이 닳아
그리움의 세월 발자욱에 쉼표 하나 얻어지걸랑
차가운 경계마다 이름표를 걸어보자
질척이는 새들의 울음이 뿌리채 일어나
저토록 바람속에서 못 다한 말들이 비가 되고
저토록 줄 지어 날아든 안부속에 뒤척인 이유가 되고
마음이 마음을 어루만져 우두커니 서있는 그리운 최후여
부등켜 안은 맨발의 잘 익은 안부 하나 앞세워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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