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머리 자주 감으면 머리카락 더 빠진다?
지성·건성에 따라 다르다

‘여자는 봄을 타고, 남자는 가을을 탄다’는 말이 있습니다. 가을에 겪는 상실감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크다는 뜻이죠. 실제로 여성의 생체시계는 봄에, 남성은 가을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계절에 따른 상실감이 다르다는 설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남성을 우울하게 만드는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하나둘씩 빠지는 머리카락 때문이죠.

가을철로 접어들면 탈모 고민을 안고 병원에 오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머리카락을 사수하기 위한 그들의 노력은 눈물겹지요. 남성들도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아서인지 시원하게 벗겨진 이마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병원에서 처방을 받는 약은 기본이고 각종 두피 관리 제품, 마사지기, 적외선 치료기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합니다.

실제로 가을철 건조한 날씨는 탈모를 유발하는 원인이 됩니다. 건조한 날씨는 우리 몸의 수분을 빼앗아 각질이 늘어나게 하지요. 이렇게 늘어난 각질은 모공을 막아 탈모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킵니다. 그렇다면 왜 남성들이 머리카락 단속에 나서야 할까요? 가을에는 남성호르몬 분비가 많아집니다.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우리 몸 안에서 특수한 효소에 의해 DHT로 바뀝니다. 이 물질이 모발의 성장 기간을 줄이고 모낭의 크기는 감소시키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병이 그렇듯이 탈모 역시 치료보다 예방이 중요합니다. 기본은 깨끗한 두피 관리죠. 환자들은 머리를 매일 감으면 머리카락이 더 많이 빠지는지 자주 묻습니다. 그때마다 저의 대답은 “머리 감는 횟수가 사람마다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피부 타입이 건성·지성·중성·복합성으로 나뉘는 것처럼 두피 타입도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죠. 아침에 머리를 감았더라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눈에 띄게 유분기가 많아졌다면 하루에 한 번 머리를 감을 수밖에 없을 겁니다. 또 이틀이 지나도 머리카락이 깨끗하다면 굳이 매일 감을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머리 감는 횟수보다 중요한 것은 머리를 감는 방법입니다. 샴푸를 고를 때는 얼굴에 바르는 화장품을 고르듯 두피 타입에 따라 구분해서 사용하세요. 두피는 지성인데 영양이 과다한 샴푸를 쓰면 트러블이 생겨 탈모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린스를 사용할 때는 두피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머리카락 끝부분만 살살 문질러 사용하세요. 두피 마사지도 빠뜨릴 수 없겠죠. 수시로 손가락 끝을 이용해서 두피를 마사지 하면 혈액순환을 도와 탈모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손톱으로 박박 문지르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기니 주의하세요.

흔히 가을은‘남자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자칫하면 가을은‘남성 탈모의 계절’이 될 수 있습니다. 낙엽처럼 우수수 떨어지는 머리카락에 괴로워하지 않으려면 머리 감는 방법부터 바꿔보세요.

: 김 연 진 | 이화여대 의대 졸업, 이지함피부과 공동원장 역임, 현재 대한피부과의사회 학술위원 및 대한피부미용 외과학회 이사, 퓨린피부과 원장

출처 : 위클리조선 2008.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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