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정유찬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어둠이 짙어 가는군요 알 수 없는 것들이 콱콱 목구멍 위로 솟아오르고 긴 밤을 지나는 나그네 달은 별 꾸러미를 질질 끌며 먼 산을 기어오르고 있습니다 호사스런 바람은 유흥가를 지나며 휘-이 휘-이 휘파람 불고 종이짝을 날리우다가 거침없이 다가와 뺨을 후려치고 흙먼지 뿌리고 지나갑니다 돌아보면 흔들리는 가로등뿐 지나간 바람이라면 사방에서 스며드는 이 그리움을 훅 불어 버리기라도 할 텐데 약탈당한 몸 그리움 덩어리가 되었지요 바람이 되지 못한 영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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