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일기 / 안희선
      더운 그늘마다 익는 열매들 
      기다림 없이도 소망이 되어가는 그것들 
      바람을 타는 나뭇잎새는 누굴 위한 손짓인가 
      한때 누군가 푸른 그림자 드리우며 
      황량한 미래로 걸어갔다는데, 
      슬픈 징조 같은 이 한낮의 무더위 
      머얼리, 
      서늘한 그리움이 숲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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