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피네 -詩 김설하
바지런한 걸음으로 여기저기 꽃등을 켜며
산야를 타고 올라 지천으로 봉긋해지니
저기 저 새치름한 바람 빼족이 입 내밀어도
내 가슴 꽃바람 들어 천방지축 나대고 싶어요
앙증맞은 병아리꽃 피어나고
오래전 숨겨둔 상처가 아물듯 딱지꽃이 피고요
애틋한 사연 담은 쑥부쟁이 피어날 때쯤
어쩌면 날 닮은 가을꽃도 미리 웃어 줄까요
내 소박한 기다림이 성급해지면
사거리 커브 길에 있는 꽃집으로 달려가 
철없는 꽃들이 새큼한 눈짓해도 꽃기린을 살게요
벌써 온몸에 가시가 박혀 아프지만
꽃이 피고 자꾸 피면 나을지 모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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