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를 물처럼 즐겨 마시는 젊은 남성이라면 한번쯤 정자의 품질을 점검해봐야 할 지도 모른다. 덴마크 릭스호스피탈렛 병원 티나 콜드 옌센(Tina Kold Jensen) 박사팀이 2554명의 젊은 덴마크 남성을 대상으로 콜라와 같은 카페인이 든 음료가 정자의 품질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콜라를 전혀 마시지 않는 남성이나 적당량의 콜라를 마시는 남성의 정자수는 mL당 5000만 개 이상인 반면, 하루 1 L 이상(2캔 이상)의 콜라를 마시는 남성의 경우에는 정자수가 3500만 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콜라를 마시는 남성의 경우에는, 콜라를 마시지 않는 남성에 비해 정액의 농도가 현저히 낮았고, 정자수도 적었다. 심지어 콜라를 즐겨 마시는 남성 그룹으로부터 추출된 정자의 형태는 정상적이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 덴마크 연구팀은 이와 같은 현상의 원인을 콜라의 ‘카페인’ 성분으로 추측하고 있다. 카페인 성분은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을 비롯한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SHBG, Sex hormone-binding globulin) 등의 호르몬 작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다른 카페인 음료가 정자에 미치는 영향은 어떨까? 1L당 카페인 함량을 비교하면 콜라보다 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약 70% 정도 높다. 콜라의 경우 500mL 한 캔에 카페인이 70mg가량 들어있는 반면, 커피는 500mL당 117mg으로 콜라보다 훨씬 더 카페인이 많다. 그렇다면 커피를 마셔도 정자에 이상이 생기는 것일까? 아이러니컬하게도 이번 연구에서 커피의 섭취는 정자 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옌센 박사팀은 “콜라에 포함된 카페인 성분과 다른 식품첨가물들이 복합적으로 상호작용을 했을 수도 있고, 콜라와 함께 섭취하는 인스턴트 음식 등의 복합적인 작용으로 인해 정자 수에 차이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남성들 중 콜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은 과일주스나 단백질을 보충해 줄 수 있는 우유와 같은 음료의 섭취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관찰됐다. 또 실험 대상자들은 콜라 섭취가 많을수록 햄버거나 피자, 감자튀김과 같은 소위 정크푸드의 섭취 또한 많았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박현준 부산대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최근 학계에서 ‘카페인이 남성 불임환자의 염색체 불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과 더불어 ‘오히려, 카페인이 남성 정자의 활동성을 높인다’는 의견 등 논란이 분분하다”며 “카페인이 남성의 정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역학저널(American Journal of Epidemiology)’ 2010년 3월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출처 : 헬스조선 2010.04.02 이현주 헬스조선 기자 유미혜 헬스조선 인턴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