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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3. 3. 12:42
2010. 3. 3.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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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지팡이가 되어주는 다양한 노하우와 재미난 지식보따리
70%만 채우자
식사를 할 때 '아, 이제 그만 먹어야지'라는 생각을 언제쯤 하게 되는가? 혹시 배가 불러 올 때? 아뿔싸, 그렇다면 생각을 좀 바꿀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보통 포만감을 느껴야 밥숟가락을 내려놓는다. 한 그릇을 다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오지 않으면 숟가락 놓을 생각을 안 한다. 덜 먹은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배부름이라는 느낌은 적당하다는 신호가 아니라 용량을 초과했다는 신호로서, 위장이 음식물로 꽉 차서 빵빵하게 압력을 받을 때 느껴지는 것이다.
배가 부를 때까지 빠른 속도로 밥을 먹고 난 뒤, 시간이 지날수록 배부른 느낌이 더 심해지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국수를 끓여 놓고 한참 놔 두면 면발이 불어나는 것처럼, 뱃속에 들어간 음식도 마찬가지다. 음식물이 물과 섞이고, 침과 섞이고, 위장의 소화액과 섞이다 보면 처음 그릇에 담겨 있을 때보다 훨씬 더 부풀어 오르게 된다. 그래서 밥을 먹고 난 뒤 일정 시간이 경과할 때까지는 배가 점점 더 불러 오는 것이다.
용량 초과가 반복되면 위장이라는 가죽부대는 늘어나고 힘이 없어져서 만성 소화불량에 시달리게 된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찐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한의학에서 '비인다담(肥人多痰)'이라는 말은 비만하면 몸에 노폐물이 많이 생겨서 경락을 막고 기와 혈의 순환이 막혀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비만은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을 불러 오고 이것이 오래되면 중풍이나 심장병 같은 무서운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또 많이 먹는다고 힘이 더 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찌뿌드드하고 졸립고 몸이 무거워진다.
밥 먹는 즐거움은 '배부름'이 아니라 '맛'에 있다. 밥 먹는 즐거움을 제대로 느끼려면 음식을 급하게 목구멍으로 넘기기보다 입 속에 오래 담아 두어야 한다. 그냥 머금고 있는 게 아니라, 혀로 이리저리 음식을 굴리면서, 한참 동안 꼭꼭 씹어야 한다. 씹을 때 나오는 침 성분 중에 '파로틴'이라는 물질은 젊어지게 하는 호르몬으로도 유명하다. 앞으로는 식사할 때 20번 이상 씹고, 뱃속은 70%만 채운다는 느낌으로 하자. 소식(少食)이야말로 몸을 가볍게 하고, 피를 맑게 하고, 각종 질병을 예방하는 건강장수의 비결이다.
필자 : 이재성님 한의사 출처 : 월간《좋은생각》 2005년 02월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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