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 헬스
강남(强男) 성형 시대


강한 남자가 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이걸 키워라

‘강남 성형’이란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당신의 트렌드 지수를 의심해 보아야 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강남 댄스는? 언뜻 ‘강남 지역에서 주로 추는 춤’인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당연히 정답과는 거리가 멀다. ‘강남(强男) 댄스’란 ‘강한 남자 댄스’란 뜻으로 최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키스’라는 아이들 그룹이 ‘만만하니’란 노래와 함께 선보이고 있는 춤이다. 지난해 전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브아걸의 ‘시건방춤’에 대한 남자 버전이라고 해도 좋겠다. ‘강남(强男) 성형’은 바로 이 강남 댄스에서 유래한 것으로 ‘강한 남자 성형’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년 남성을 강한 남자로 만들어주는 성형이라면 지면 광고에서 지겹게 보아온 그 남성을 키워준다는 수술이겠거니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역시 시대적 흐름에 좀더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결혼 생활이 오래되고 서로에게 익숙해지면서 으레 찾아온다는 권태기, 그에 따라 소원해져만 가는 부부관계는 중년부부의 고민 리스트 중 단골 메뉴이다. 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해 주로 여성들은 여성잡지의 조언에 따라 새 속옷을 장만하거나 안 하던 화장을 해보고, 남성들은 몸에 좋다는 음식을 찾아 먹거나 의학의 도움을 받기도 했던 것이 이전의 해결책이었다. 그러나 ‘꽃 중년’과 ‘짐승돌(‘짐승’ 같은 야성미를 풍기는 아이들 그룹을 가리키는 말)’의 시대인 21세기에 강한 남자가 찾는 곳은 보신탕집도 비뇨기과도 아니다.

시각에 약한 동물이 남성이라고 했던가. 그러나 남자 연예인의 부드러운 미소와 탄탄한 복근에 열광하는 여성들 역시 시각에 약한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남성에게도 외모 지상주의는 가혹하다. 오죽하면 TV 프로그램에서 한 여성 출연자의 말 한마디 때문에 ‘루저(loser)의 난’이라고 불리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되었을까. ‘루저의 난’은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여대생이 “키 180cm 이하의 남성은 루저”라고 발언한 것이 발단이 되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진행한 ‘2009년 여성·가족 관련 핵심 이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두순 사건’이 42.5%로 1위를 차지했고 2위 ‘신종플루’(10.4%), 3위 ‘루저의 난’(8.4%) 등이 뒤를 이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젊은 세대처럼 체격도 크지 않은 데다가 세월의 흔적까지 고스란히 간직한 중년 남성들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좁아지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그들이 배우자 앞에서조차 기가 죽는 데에는 이러한 사회심리적인 이유도 한몫을 할 것이다. 의사가 아니라 심리 상담가라도 찾아가야 할 판이다.

성형외과 의사는 ‘칼을 든 정신과 의사’라는 말이 있다. 무엇이 당신에게서 남자로서의 자신감을 잃게 하는가. 나이가 들면서 불룩해지는 뱃살, 젊은 시절부터 늘 불만이었던 낮고 펑퍼짐한 코, 나이를 말해주는 이마와 눈가의 주름, 세월처럼 쌓이다가 처지는 눈꺼풀, 나이가 들면서 유일하게 더욱 빛을 발하는 넓은 이마 등. 어느 것이든 남에게 보이기 싫고 자신을 주눅들게 만드는 것이 있다면 바꾸도록 노력할 수 있다. 당신을 고개 숙인 남자로 만드는 것은 두둑한 뱃살이 곧 인격이라는 고정관념에 안주하고 싶어하는 마인드이지 세월 탓이 아니다. 결국 강한 남자가 되고 싶은 당신이 키워야 할 것은 자신감이다.


/ 정성일 예성형그룹 대표원장

출처 : 주간조선 2010.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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