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칼럼] 어지럼증

한의학 칼럼 어지럼증 어지럽다고 다 빈혈은 아니다 비위 기능 약하거나 풍담·저혈압이 원인일 수도 어지럽다거나 골이 아파서 죽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다. CT나 MRI  촬영을 해봐도 검사 소견에는 이상이 없는데 왜 머리가 어지럽고 아플까? 어지럽다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빈혈이다. 그런데 한방에서는 어지럼증의 원인을 다양하게 보고 있다. ■■ 수술 후, 출산 후, 생리 후에 어지럼이 심한 것은 대개 빈혈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에는 보혈지제를 사용하면 치료가 잘된다. 앉았다 일어날 경우 눈앞이 컴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 심한 감기몸살을 앓은 후, 설사를 하고 난 후, 과로 후에 기운이 없고 밥맛이 없고 어지러울 때는 대개 중기부족(中氣不足)으로 인한 것이다. 이럴 경우에는 비위 기능을 튼튼하게 해주고 원기를 생기게 하는 한방약재를 사용하여 치료해준다. ■■ 일어설 때 저혈압으로 인해  순간적으로 어지러워서 쩔쩔매는 경우가 있다. 이는 순간적으로 피가 뇌로  안 올라가기 때문이다. 혈압을 정상적으로 올려주는 한방치료 방법을 택한다. ■■ 평소 비만하고 혈압이 높으면서 열성 체질을 가진 사람이 속이 메슥거리고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고 정신이 없고 어지러울 경우에는 풍담(風痰)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풍담을 제거해주는 약을 써야만 어지럼증이나 두통을 치료할 수 있다. 풍담을 제거해주지 않으면 중풍을 맞을 수 있다. 이런 풍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기운 없다고 하여 인삼이나 홍삼 등을 복용하거나 술, 닭고기, 오징어, 새우, 장어구이, 보신탕, 추어탕, 내장탕 등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먹으면 더 어지러워지고 심하면 중풍에 걸릴 수 있다. 꼭 피하기 바란다. 피를 탁하게 하는 원인: 당뇨병, 동맥경화, 고지혈증, 신장· 간 이상, 술·담배,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 과잉섭취, 독 한약물 장기간 과다복용(피부약, 항생제, 진통제 등), 스트레스 과다, 불면증, 비만, 변비, 더운 곳에서 땀을 흘리면서 장기간 근무, 추운 곳에서 장기간 근무 등 피를 탁하게 하는 음식: 보신탕, 장어구이, 새우, 추어탕 등 피를 맑게 하는 음식: 연근, 미나리, 영지버섯 등 ■■ 차나 배를 타면 속이 메슥거리고 어지러운 경우가 많다. 이는 비위의 습담(濕痰)이 원인이다. 평소 비위기능이 약한 사람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습담을 제거하고 비위기능을 튼튼하게 해주면 어지럼증도 사라지고 소화도 잘된다. 평소 비위기능이 약한 사람이 날 음식, 풋음식을 많이 먹는 경우에 생긴다. 특히 비위기능이 약한 사람들에게 습담이 잘 생긴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은 비위를 튼튼하게 해주는 찹쌀, 마(산약), 인삼, 대추 등을 복용하면 좋다.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고 머리가 무겁고 깨질 것 같다는 사람들이 많다. 한방에서 담궐두통(痰厥頭痛)이라고 하는데 결국 비위기능이 약해서 담이 위장에 많이 있음으로써 발병한 두통, 어지럼증이다. 습담을 제거해주는 약을 복용하면 어지럼증과 두통 모두 사라진다. 습담이 많은 사람들은 평소 생강차를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 평소 눈이 침침하고 기억력이 감퇴하고 허리나 무릎이 약해지고 성생활 후에 더 어지럽고 정신이 없으며 머리가 어질어질한 것은 신장이나 간 기능이 약해서 오는 경우다. 이때는 간이나 신장을 보해주는 음식이나 한약재를 복용하면 치료가 된다. 평소에 씨, 열매, 자연식으로 검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좋다. 구기자, 산수유, 호두, 잣, 복분자(산딸기), 검은콩, 검은깨, 검은닭(오골계), 해삼 등이 해당된다. 평소 기운이 없고 어지럽다고 함부로 보약 등을 복용해서는 안 된다. 특히 노인들은 피가 탁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풍으로 변할 수 있는 풍담으로 인해서 어지럼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 다. 이런 경우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반드시 한의사의 진찰 후 한약을 복용해야만 하는 이유다. 어지럼증도 원인에 따른 치료방법을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 이흥기 부천대웅한의원 원장 출처 : 주간조선 2009.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