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1 -詩 김설하
우산을 쓸까 양산을 쓸까 고심하던 차
잿빛 하늘이 내리는 절호의 찬스
일기예보는 분명 구름만 다소 낀다 했으렷다
새털처럼 가볍게 나비처럼 우아하게
흰 바지 차려입고 팔랑팔랑 나선 길
재수가 없으려면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더니
버스 정거장에 호기롭게 서있을 때
구름사이 멀건 얼굴이 삐죽 나온다
급기야 떨어지는 햇살
어머나, 뽀얀 내 살 다 타겠다
저런 햇살 튀는 길바닥에 빗줄기까지 내리꽂히네
어떤 놈의 호랑이가 이런 날 장가를 간다니
흙먼지 튀어 박힌 바지를 털며 툴툴대던 찰나
그새 고인 웅덩이의 물을 차고 
버스가 들어섰을 때
이런 젠장 재수에 옴 붙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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