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그리다 - Beautiful Day Back / 안희선    
언제나, 따뜻한 그대의 존재로 부터 몸을 피해 온 
나는 오늘도 거짓의 시간을 쌓았습니다 
오랜 나의 그늘로 죽어가는 한 음성(音聲)이 
하늘에 가득한 채, 햇빛에 서리어 가느다랗게 이어지고 
눈부신 그대의 모습은 자라난 세월의 나무처럼 
아득한 내 마음 한 가운데 서 있어, 
고요한 데서 이루어지는 신비한 운명은 
갑자기 물이 많아진 시냇물처럼 부풀어 오릅니다 
나는 정말 침묵한다고 믿어왔는데, 바보 같은 나는 
간절한 생각을 크나 큰 북소리로 둥둥거려 왔나 봅니다 
내가 죽어도 좋을, 놀랍고 신기한 공간에서 
그대는 스스로의 꽃피움을 거절하면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기다림으로 나를 부르고 
나는 또 아무 말도 못합니다 
그렇게 무심히 흐르는 시간으로 나이를 먹어 갑니다 
먼 훗날, 
가는 곳마다 이미 떠나고 찾을 길 없는 
그대의 모습임을 알면서도, 나 또한 사라질 존재임을 
알면서도, 짐짓 무심한 것처럼 오늘도 나의 꿈을 그립니다 
하지만 !
내가 호흡하는 그대의 영혼, 그대가 부르는 
내 이름은...... 

'•─‥‥‥영상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포옹(抱擁)  (0) 2010.07.05
비(雨), 내 마음에  (0) 2010.07.02
비가 내리네요  (0) 2010.06.26
어느 날  (0) 2010.06.24
그리움만한 사랑이 어디 있으랴  (0) 2010.06.2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