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 피부 노화 20대 초반에 시작된다


오늘 진료실을 나서면서 문득 내가 오늘 환자들과 가장 많이 나눈 ‘단어’가 무엇일까 생각해봤습니다. 단연코 주름이더군요. 하루 종일 주름에 관한 얘기를 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20대 대학생부터 손자의 유치원 재롱잔치 자랑을 하는 할머니까지 모두 주름 고민을 털어놓았습니다.

희미한 표정 주름이 생겨나기 시작한 대학 졸업반 여학생은 노화가 시작되었다는 말을 했더니 충격을 받은 듯한 눈빛으로 ‘갱년기 장애로 고생하는 엄마나 오십견으로 손을 못 올리는 아빠에게나 해당되는 것이 노화가 아니냐’고 되묻더군요. 말하기 미안했지만 노화는 20대 초반부터 시작됩니다. 그리고 얼굴에서부터 노화가 나타납니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할 때, 20대에 시작되는 노화는 너무 가혹합니다.

진피층의 콜라겐 섬유와 탄력 섬유가 망가지는 것으로 노화가 시작됩니다. 노화가 일어나면 피부는 칙칙해지고 잡티가 생기면서 처지고 까칠해집니다. 눈가와 입가의 주름이 진해지면 심술궂은 인상이 되어 나이보다 훨씬 늙어 보입니다. 처진 얼굴의 피부는 턱선과 목선을 흐트러지게 해 얼굴을 더 커 보이게 만듭니다. 어른이 될수록 얼굴이 커 보이는 이유는 바로 피부의 탄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게 되었지만 피부의 활력을 아기 때처럼 고스란히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노화를 방지할 수는 없겠지만 지연할 방법이라도 찾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생활습관에서 그 방법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질 좋은 잠을 충분히 자는 것이야말로 노화 방지의 최선입니다. 특히 피부에 나타나는 즉각적인 노화의 적신호를 미연에 방지해줍니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 사이에는 반드시 잠에 드는 것이 좋습니다. 어른이 되어도 꾸준히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활동할 시간으로 이때 깨어 있으면 낮에 피곤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피로를 느끼게 됩니다.

물을 많이 마셔야 합니다. 촉촉한 피부는 충분한 수분 섭취가 만듭니다. 1ℓ 이상의 물을 매일 마시는 일이 생각처럼 쉽지는 않지만 물을 많이 마시면 피부결과 피부색이 모두 좋아집니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는 것도 피부 노화를 막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담배는 피부를 거칠게 하고 빨리 늙게 합니다. ‘골초라고 소문난 여자 연예인 피부가 너무 좋다’며 계속 담배를 피워도 괜찮지 않냐고 묻는 환자가 있었습니다. 그 연예인이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았을 거라고 대답했습니다. 깨끗한 세안도 중요합니다.

피부 노화를 방지하기 위한 의학적 시술로는 ‘프락셀 제나’ 장비를 이용한 시술이 있습니다. 레이저로 탄력을 증강시키면 주름은 당연히 사라지고 처져있던 얼굴선도 올라 붙는 느낌이 듭니다.

피부의 탄력이 줄어들면 주름이 생기고 피부가 처지고 늘어집니다. 모공이 커지고 잡티도 생겨나지요. 생활습관에 신경을 써서 먼저 습관을 바꾸고, 그래도 미진할 때는 진보된 과학기술이 있으니 어쨌든 평균보다는 어려 보이는 일이 예전보다는 쉬워진 세상입니다.

: 김 연 진 | 이화여대 의대 졸업. 이지함피부과 공동원장 역임. 현재 대한피부과의사회 학술이사, 퓨린 피부과 원장, 이화여대 의료원 피부과 외래교수

출처 : 위클리조선 2008.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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