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以後, / 안희선


삶은 당면한 그때의 시간만이 오로지,
중요한 것처럼 여겨지고

그러나 돌아보면,
남겨지는 허허로움의 간극(間隙)에 매달려
어쩔 줄 몰라하는 지독한 외로움

아, 살아간다는 이 불확실함

그 가운데 수 놓아지는,
기쁨과 슬픔의 무늬

모든 건 구름 같고, 바람 같다

물처럼 손 쉬운 죽음이 세상의 계곡을 흘러,
소리없는 강(江)이 된다

그래도,
눈물로 탄생하는 생명의 신음을 기억하고 싶음은

내 삶이,
제 아무리 부조리한 운명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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