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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1. 15. 14:16
2009. 1. 15. 14:16
산아제한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0년대 말, 우추리 마을.
이장이 고무장화(이때는 콘돔을 이렇게 불렀음) 한 박스를
받았다. 공문을 읽어보니 이제 산아제한을 해야 할 테니
마을 젊은이들에게 고무장화 사용법을 가르치고
고무장화를 보급하라는 지시였다. 또한 산아제한이
성공적으로 시행되는 마을에는 상당한 상금이 지급된다는
내용이었다. 우추리 마을 이장은 이런 정도면 자신이
있다는 판단을 했다. 그래서 마을 회관에 온 동네 남녀노소를
모아놓고 고무장화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문제는 남녀노소가 다 모여 있으니 실제로
고추에 고무장화를 끼어 보여주면 풍기문란에 걸릴 것을
염려했다. 그래서 생각하다 이장님 고무장화를 손가락에
끼고는 시범을 보였다.
"이렇게 고무장화를 끼고 으싸으싸를 하면
아기가 안 생깁니다."
사람들은 그것은 너무 쉬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모두 고무장화를 받아갖고 갔다.
이장은 흐믓해 하면서 이제 자기 우추리 마을이
산아제한에서 1등을 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10개월이 지난 후에 우추리 마을에서는
집집마다 금줄이 걸렸다.
집집마다 아기들을 낳았으니 우추리 마을 이장은
도대체 무슨 영문인가 이상해서 마을 사람들을
다시 마을 회관에 모았다.
그랬더니 마을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
"이 고무장화 불량품입니다. 고무장화를 신고 으싸으싸를
하면 아기가 안 생긴다고 해서 마음놓고 밤마다 고무장화를
끼고 으싸으싸를 했는데 아기가 생겼습니다."
"저도요."
"저도요."
우추리 마을 이장은 난감했다. 그러다가 한 사람에게 물었다.
"어떻게 고무장화를 끼었는데???"
그러자 동네 사람들이 하는 말.
"손가락에 끼고 했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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