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사랑 -詩 김설하 꽃을 피우기 전에는 초록이 전부인 줄 알았고 꽃이 피고 한잎 두잎 낙엽 지기 시작할 때는 원래 실핏줄 같은 줄기였거나 씨앗인 줄 알았다 새봄 양지바른 남의 뜰에 숨어들었을 때 폭삭한 땅의 기운을 뚫고 올라온 여린 연둣빛 원래 순한 바람만 먹고살아 숙맥이었지마는 꽃을 보내고 홀로 부르는 노래가 아프기 전에는 떠난 인연이 그리울 거라는 예상 못 했던 불찰 한번 가면 영영 오지 않을 호된 시련을 말이다 그러나 갔던 길 되돌아오는 일은 어렵지 않아 오지 않아도 변하지 않는 그 무엇들처럼 공기와 바람결에 향기와 숨결을 느끼는 것 간절하고 뜨거운 인연의 끈 놓을 수 없듯 남은 날 모든 정열을 바쳐 열려 있어야 할 미묘하고 아득한 비밀의 해득 그 지독한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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