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가는 길 / 정유찬
당신에게 가는 길이 
이토록 먼가요
겹겹이 쌓아둔 그리움 안고
다가갈수록 늘어지는
만남의 순간
시간의 길이가
정해지지 않은 곳
먼 발치 
숨결이 멎어
발길 떨어지지 않으니
만날 수 없나요
더는 
다가갈 수 없나요
하루가 가장 긴 그늘이 
내 앞에서 빙그레
미소 짖지만
안타까움 짙은 내 맘
위로도 아니 됩니다
                          내일로 이어지는 밤이
                          서서히 윤곽을 드리우며
                          지친 내 영혼
                          주저앉아 쉬라고
                          유혹해 오지요
                          하루가 이토록 멀고
                          밤이 또 이다지 길고
                          그런 것들과 함께
                          내 목도 길어져
                          어느새 여명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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