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음악

100대 명반

70위

 

 

김두수 4집(자유혼)

김두수 

 

 

 아티스트 : 김두수

음반 이름 : 自由魂

음반 구분 : 정규, studio - 4집

발매 일자 ; 2002-01-30 / 대한민국

 

 

수록곡

01. 들꽃

02. 기슭으로 가는 배

03. 나비

04. 해당화

05. 보헤미안

06. 새벽비

07. 19번지 blues

08. 산

09. 시간은 흐르고

10. Romantic Horizon

11. 추상(追想)

12. 저녁강

13. 방랑부(賦)

14. 들엔, 민들레

 

 

보헤이만

 

시간은 흐르고


저녁강

 

 

 

 

 

 

 

1986년 ‘시오리길’과 ‘귀촉도’를 담고 있는 첫 번째 음반을 발매한 이래, 김두수는 20년에 이르는 세월 동안 단 네 장의 정규 음반을 발표했다. 그나마 꾸준히 음악계에 몸담고 있던 것도 아니다. 88년 두 번째 음반을 발표한 뒤 병에 걸려 거의 활동을 중단해야 했다. 91년 세 번째 음반(전설적인 곡 ‘보헤미안’이 수록돼 있다)을 발표한 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음악계를 떠났고, 그 사이 그가 발표한 석 장의 음반은 한국 언더그라운드 포크 음악의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 ‘귀기(鬼氣)’와 ‘선(仙)’ 사이 그 어느 곳에서 떠도는 것 같은 그의 목소리와 음악은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유래를 찾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인 형식과 내용을 담고 있었다. ‘진보적이고 영적(靈的)이며 한국적인 포크 송’이라고 하면 이상하게 들릴까. 언뜻 봐도 말이 잘 되지 않을 것 같은 이런 형용이 그의 음악 속에서 거리낌없이 현실로 변하는 광경을 귀로 목격하는 것은 신비롭기까지 하다. 12년의 세월을 건너 돌아온 그가 발표한 ‘자유혼’에서도 김두수의 음악은 여전히 그 신비로운 생명력을 간직하고 있다.

 

간소한 장비로 녹음된 사운드는 소박하거나 촌스럽다기보다 영묘한 느낌으로 다가오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울리는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도덕경(道德經)의 한 구절을 읊조리는 것 같다. 새로 녹음된 ‘보헤미안’에서 “아무도 오지 않는 길에 저 외로운 새야/서문 저편 하늘 끝까지 휘이 날아가렴/외쳐부르던 기쁨의 노래 간 곳 없고/다시 혼자가 되어 나는 가네”라는 가사를 다시 한 번 듣게 될 때는 짜릿한 기쁨에 젖어든다. ‘나비’ ‘해당화’ ‘새벽비’에서 투명하게 울리는 체념적 정조 앞에서는 절로 고개가 숙여지고, 후반부를 점령하는 실험적 대곡 ‘Romantic Horizon’과 ‘추상(追想)’의 압도적인 아우라는 정면으로 받아치기가 버거울 정도다.

 

2002년에 나온 어떤 한국 대중음악 음반도 ‘자유혼’이 열어젖힌 압도적인 경지에 도달하지 못했다. 동시에 이 음반은 대중음악에서 ‘고독한 작가정신’이라는 문구가 그저 음반 홍보용으로나 쓰이는 말이 아님을 소름끼칠 정도로 적나라하게 증명한 음반이기도 하다. ‘추억의 미사리 포크’를 기대하고 음반을 집어든 이들의 안이한 기대를 연기처럼 날려버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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