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엽서 -詩 김설하
솜사탕처럼 부풀어 오른 구름을 이고
계절이 공존하는 여름 끝 후미에서 
멀리 푸른 들판을 본다
청춘을 불사르는 호된 몸살을 앓고
또 하나의 젊음이 소리없이 떠난다
꽃은 피었다가 지고
새들은 보금자리로 찾아드는 저녁 무렵
처서를 넘기고도 매미 울음 질기다
인생의 한순간은 왔다가 사라지는 것
떠나는 자들을 싣고 기차가 레일 밟는 소리
멀어지는 것들은 미련없이 언제든 가라
귀밑머리 흔드는 바람이 선들 들어서면
삶의 뒤안길 늙음이 무에 안타까우랴 
내일은 위해 비워둔 여백에 황혼이 붉다
짙푸르던 나무가 우우 휘파람 부는 
입술이 붉어지니 가을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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