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詩 김설하
(부제 : 정[情]에 살고 그리움에 죽고)
기억이란 존재와 전정한 이별이 필요한데
가슴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무시로 정신을 어지럽히는
전신에 기생하며 떨어지지 않는 독한 것
지극히 호사스럽던 사랑이
한없이 삭막하고 적막해져도
어느새 애틋함이 생기는 이 지랄 같은 연민
별똥별 지던 언덕으로 오래 시선 붙들렸듯
시간의 흐름 속으로 지워지는 것이 사랑이라면
변명을 하자는 건 아니지만 정 때문이라면서
그리움이 온몸에 퍼져 투병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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