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바람 되어 초라한 가슴 안아주세요 / 전현숙 날개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보고 싶을 때 훨훨 날아 당신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이에요 그리움으로 술렁이던 가슴 당신 가슴에 쏟아놓고 올 수 있다면 좋겠어요 자꾸만 시들해져가는 영혼의 불꽃 소멸되려 하여 파르르 떨고 있는데 당신 사랑의 징표는 허공에서만 맴돌고 있어요    초라하게 말라가는 황량한 가슴 언제쯤이면 말간 이슬방울 머금게 하시려는지 긴 방황 끝내고 언제쯤 포옹해 주시려는지    초록빛 설레임은 기다려도 다시 오지 않으려나요 잿빛 하늘에 걸려 있는 기다림 가냘프게 몸부림치다 쏟아져 내릴 것만 같은데 차디찬 가슴 그만 용서하고 이제 가을바람 되어 초라한 가슴 안아주세요 오롯이 날아오르는 하얀 나비처럼 당신 영혼으로 사뿐히 날아오르고 싶어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