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다한 사랑 멀리 수평선에 걸어두고 / 전현숙 당신 왜 그렇게 나를 슬프게 하나요 한결 같다던 당신 사랑은 어디 있는 건가요 그리 헐값의 다짐이었던가요 젖은 가슴으로 한없이 기다렸는데 바람결에라도 혹시 당신 모습 묻어들어올까 저 떨어져 내리는 빗방울에 흘러들어올까 소소한 작은 흔적에도 예민한 탓에 그리움에 잠겨드는 가슴이었는데 덧없는 기다림이었던가요 달각거리는 설레임을 유유히 보낼 수 있는 여유는 아직 부리지 못하지만 아슬아슬한 고뇌의 푸념을 작은 돛단배에 실어 떠나보내야겠어요 못 다한 사랑 멀리멀리 수평선에 걸어두고 표현하지 못한 감춰진 마음 떠도는 구름에 내어주고 떨칠 수 없는 그리움만 살포시 접어 애달픈 심연에 채워두어야겠어요 초라한 빈 가슴에 하얗게 잠재운 애틋함만으로 황량한 세상 잔잔하게 흘러가지 않을까 싶은데 적막으로 치닫던 한 올 작은 가슴 촘촘한 당신으로 빛나고 있으니 먼 숨결의 끝자락까지 노래는 이어질 거예요 채근거리는 저릿한 그리움 주체 못할 적에 한번씩 펼쳐 보며 박꽃처럼 순정하게 웃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도란도란 살아 갈 수 있을 듯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