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잎의 노래 -詩 김설하
은행나무 빼곡한 가로수길
우우 가을바람 가지를 흔들어
봉곳한 갈잎무덤 생겨난 나무 밑동
사각사각 발목이 빠질 때마다
외로움 사무친 슬픈 노래가 됩니다
닿지 못할 인연도 아닌데
쏟아지는 이파리 내 마음 되고
서러운 바람 연방 흔들면
내 빈 가슴도 따라 헐벗습니다
그저 거기 있구나 하면서도
새파란 하늘에 당신은 구름
부서지는 햇살에 당신은 나무
지나는 바람에 당신은 들꽃향기
생기로운 이 공기로 숨 쉬는
그대 내게 오실 저 길에서
그림자라도 얽힌다면
그대 발자국 따라 부서지고 말
갈잎이어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