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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집

likepoem 2009. 9. 29. 12:23

가을의 집  / 안희선
 먼 곳에서 적막한 시간이 반짝인다 
 차디찬 시냇물의 향기(香氣) 두르고
 풀밭 위로 번지는 들국화의 반점(斑點)이 
 쓸쓸해 
 하늘이며 
 땅이며 
 매양 한 가지, 
 소원의 별에 깃들고 
 설레이는 바람에도 
 마음 아파하는 
 고요한 벗, 
 숲 속 흐르는 조용한 물발 고마워 
 내게 진정 손짓하고 
 그의 호흡 한 자락에 
 더욱 넓어지는 
 가을은, 
 까닭도 없이 허물어져가는 
 내 심정(心情) 위에 
 곤두 선 시간으로 기둥을 삼아 
 집을 짓는다 
 갑자기 모든 공간(空間)은 속삭일 만큼 가까와지고, 
 발아래 뿌려진 침묵만 낡은 계단으로 삐걱대는 
 구조(構造)의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