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가을입니다 / 전현숙
한 몸인 듯 걸어가다가
호젓한 길 접어들어
문득 싸하게 가슴 한가운데가 시려올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그대 시선이 먼 곳을 바라볼 때
그래도 못 본 체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가렵니다
소통하고 싶었던 추억이
그대 영혼을 흔들었을까요
밀려오는 그리움의 사색에 잠겨
그대 잠시 바람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하지만
빗나간 마음속에서
더는 아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아픔이
이 가슴을 황량하게 뚫고 지나니까요
그래도 웃으렵니다
내 생애 최고의 가을 그대가
내 곁에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