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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그리운 이름을 부른다

likepoem 2009. 7. 31. 14:03

      
      바람이 그리운 이름을 부른다 / 양애희
      저 너머 어디쯤 꽃이 되어서
      어쩌자고 네 속에 들어갔다가
      어쩌자고 네 속에서 나오기도 하는지
      뜨거운 입술에 묻어나는 의문의 기호들 
      생의 얼굴에게 묻다
      생의 가슴에 파묻다
      생의 가장 아름다운 꿈의 덧문을 열고
      너의 숲에 가만히 잠겨 본다
      간간히 목 축이며 뻐꾸기 제 집 날아오르고
      숨어든 기억이 하루를 하염없이 문지르면
      바람이 되어서 바람이 되어서
      기억 상실처럼 너는 피어나
      꽃인양 그리움을 끌어 안고
      한 장 한 장 
      손 끝의 안개를 더듬는다
      마른 꽃잎같이 날다가
      흐르는 강물에 가리우다가
      너의 가슴에 긴 그리움으로 흐른다
      바람 불어 좋은 날
      바람이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기억이 쉴 강물이 출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