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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불면

likepoem 2009. 6. 9. 11:18

바람이 불면 / 안희선


무너져 내리는
하늘 끝엔,
아련히 솟아오르는
들풀의 함성

바람에 휩쓸려
가슴 속 흩어지는
사랑,
혹은 그대의 쓸쓸한
미소

힘겨웁게 접어두었던
그리움 한 자락이
나도 모를,
모진 세월의 한 끝으로
푸르르 날아가 펼쳐진다

그 끝에서
그대를 바라보는
아, 나의
시린 눈(眼)

기다림의 끝에서
아주 오랜
눈물을
닮은